차조기

 

 

 ≪ 물고기 중독 푸는 천연 방부제 ≫

 

2천 년쯤 전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음력 9 9일 중양절은 중국에서 제일 큰 명절이다.

이 날 부잣집 젊은이 몇 명이 술집에 모여 게 먹기 시합을 했다.

 

“아맛있어내가 제일 많이 먹을 거야.”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열심히 게를 먹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탁자 밑은 게 껍질로 수북히 쌓였다.

 

그때 마침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 화타가 제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화타는 게걸스럽게 게를 먹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다가 말했다.

 

“여보게 젊은이들게는 성질이 찬 것이라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네.” 젊은이들이 투덜거렸다.

 

“우리가 우리 돈 내고 먹는데 무슨 참견이오?”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요게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자칫 죽을 수도 있어.”

 

그러자 한 젊은이가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괜히 겁주지 마시오게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소.

 

설령 죽는다 할지라도 당신이 간섭할 일이 아니잖소?”

 

젊은이들이 말을 듣지 않자 화타는 술집 주인을 불렀다.

 

“이 젊은이들에게 게를 그만 파시오이러다가는 사람이 죽겠소.” 술집 주인이 화타에게 따졌다.

 

“남이 장사하는 데 무슨 참견이오?” 화타는 더 이상 말리지 않고 제자와 함께 술을 마셨다 .

 

밤이 이슥하여 화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고 하는데 한 젊은이가 배가 아프다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나 죽네빨리 의원을 불러 줘요.” 곧이어 다른 젊은이들도 배를 움켜 쥐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아야배아파 죽겠네.” 젊은이들이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뒹굴자 술집 주인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밤이 늦어서 의원을 부르러 갈 수도 없었다이때 화타가 나섰다.

 

“내가 의원이니 한번 치료를 해 보겠네.”  젊은이들은 화타의 소맷자락을 잡고 애원했다.

 

“아까는 저희들이 정말 잘못했습니다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희를 좀 살려 주십시오.”

 

“돈은 필요없네다만 앞으로 어른들의 말을 깊이 새겨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게.”

 

 

화타는 젊은이들을 조금 기다리게 하고 제자를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약초를 뜯어와서 큰 솥에 삶아 마시게 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복통이 사라지고 뱃속이 편해졌다화타는 젊은이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보랏빛 약초의 이름이 아직 없구나환자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자서(紫舒)라고 하자.’

 

‘자서’는 보랏빛 풀을 먹으니 편하다는 뜻이다젊은이들이 돌아간 뒤에 제자가 화타에게 물었다.

 

“선생님이 풀이 게를 먹고 중독된 것을 고친다는 얘기가 어느 책에 적혀 있습니까?”

 

“책에는 없다내가 동물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지.” 화타는 제자에게 이야기했다.

 

“언젠가 어느 여름철에 내가 강남지방의 강가에서 약초를 캐고 있을 때 수달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간신히 삼켰어.

 

그런데 물고기가 아주 큰 놈이라 수달이 그걸 삼키고는 배가 북처럼 불룩하여 터질 것 같았지.

 

그놈은 괴로운 듯 어쩔 줄 모르더니 풀밭으로 나와 보랏빛 풀을 뜯어 먹더군.

 

그러고 나서 잠시 지나자 그 놈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놀더군.

 

그때 나는 알았어물고기는 성질이 차고 자서는 성질이 따뜻하여 서로 중화하여 물고기의 독을 풀어 준다는 것을. ”

 

화타는 얘기를 게속했다.

 

“그 뒤로 나는 자서의 잎을 따서 가루약과 알약을 만들어 많은 환자들한테 주었더니 과연 약효가 뛰어나더군.

 

오한이 나는 데두통관절통복통설사 등 한기로 인해 생긴 병에 효과가 있고또 소화기능을 돕고,

 

폐기능을 튼튼하게 하며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장을 튼튼하게 하며 갈증을 없애 주는 데 좋은 효능이 있었네.”

 

이 약초를 화타는 자서라 이름 지었으나 뒷날 시간이 흐르면서 자소(紫蘇)라고 불리게 되었다 .

 

자소는 우리말로 차조기라고 부른다.

 

꽃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밭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 지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 다르다.

키는 30~60센티미터쯤 자라고 전체에 털이 있다잎은 둥근 모양이고마주 난다.

여름과 가을에 보랏빛이 섞인 빨간색 작은 꽃이 이삭을 이루며 피고 가을에 겨자 씨를 닮은 씨가 익는다.

잎이 보랏빛이 진한 것일수록 약효과 높고 잎 뒷면까지 보랏빛이 나는 것이 좋다.

잎에 자줏빛이 나지 않고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들차조기라 하여 약효가 훨씬 낮은 것으로 친다.

 

차조기 씨에서 기름을 짜는데 이 기름에는 강한 방부작용이 있어서 20그램의 기름으로도 간장 180리터를 완전히 썩지 않게 할 수 있다.

차조기 기름에는 좋은 향기가 있어서 과자 같은 식품의 향료로도 쓴다.

 

차조기 씨앗 기름에 들어 있는 사소알데히드 안키티오슘이라는 성분은 설탕보다 무려 2천 배나 단맛이 강하다.

 

그러나 물에 풀리지 않고 열을 가하면 분해되며 독성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죽는다.

 

차조기 잎은 향기가 좋아서 식욕을 돋우는 채소로 좋고여름철에 오이양배추로 만든 반찬이나 김치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쓴다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에 착색제방부제로 많이 쓴다.

 

차조기는 입맛을 돋우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땀을 잘 나게 하며염증을 없애고기침을 멈추며소화를 잘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물고기의 독을 푸는 것으로도 이름 높다차조기는 영양도 풍부하다비타민 A, 비타민 C, 칼슘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식욕증진이뇨해독정신안정무좀두통 등 여러 질병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차조기는 감기에 잘 듣는다오한으로 온몸이 쑤시고 콧물이 나오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를 때 차조기 잎을40~50그램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고 나면 개운해진다.

 

또 기침가래인후염소화불량부스럼무좀불면증마비당뇨병요통 등의 여러 질병에 다양하게 쓰인다.

 

차조기를 병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 기침가래 차조기 잎과 도라지 뿌리를 달여서 마신다또는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마신다.

   기관지염천식에도 효험이 있다.

■ 감기 차조기 잎 30그램과 귤 껍질 10그램을 물로 달여서 마시고 땀을 푹 낸다.

■ 물고기게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차조기 20~3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 불면증신경쇠약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한잔씩 마신다아니면 차조기 잎 날것을 베개 밑에 넣고 잔다.

■ 당뇨병 차조기 씨무 씨를 반씩 섞어서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5~10그램 씩 하루 세 번 먹는다.

■ 호흡곤란 차조기 씨 20그램무 씨 1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숨이 찰 때에 효과가 있다.

■ 습관성 유산 향부자 10그램 차조기 잎 20~3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밥먹고 나서 2시간 뒤에 먹는다.

   아니면 이 두 가지 약초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한번에 5~10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차조기는 태아를 안정시키고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유산할 위험이 있을 때 쓰면 효과가 있다.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Posted by 탑스미네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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